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피사의 사탑(Torre di Pisa)은 독특한 기울어진 형태로 유명하다. 마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이 탑은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기울어진 채로 지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건설 당시에는 수직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 탑은 점점 기울어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1. 피사의 사탑, 원래는 똑바로 세워질 예정이었다
피사의 사탑은 이탈리아 피사(Pisa) 시에 위치한 대성당(Cattedrale di Pisa) 종탑으로, 12세기에 건설이 시작되었다.
건설 시작: 1173년
당시 피사는 지중해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이를 과시하기 위해 웅장한 대성당과 함께 종탑을 짓기로 결정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피사의 사탑은 8층 구조, 높이 약 60m의 완벽한 원기둥 형태의 탑이었어야 했다.
첫 번째 기울어짐: 1178년
공사가 3층까지 진행되었을 때, 탑이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원인은 예상치 못한 지반 문제였다.
당시 건축가들은 처음부터 이 탑이 기울어질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반이 약한 곳에 기초를 둔 것이 큰 문제가 되었다.
2. 피사의 사탑이 기울어진 과학적 이유
① 연약한 지반
피사는 원래 강 어귀에 위치한 지역으로, 지반이 단단한 바위가 아니라 모래, 점토, 진흙으로 이루어진 퇴적층이었다. 이처럼 부드러운 지반은 무거운 건축 구조물을 충분히 지탱하기 어려웠다.
사탑의 기초는 깊이가 약 3m밖에 되지 않았다.
무거운 석회암과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탑이 지반을 압박하면서 한쪽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②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공사
사탑의 공사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약 20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전쟁과 경제 문제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는 과정에서, 탑이 점점 더 기울어졌다.
만약 공사가 빠르게 끝났다면 기울어진 문제를 조정할 여지가 적었겠지만, 시간이 지연되면서 건축가들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③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도
사탑이 기울어진 것을 인지한 건축가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기울어진 반대 방향으로 상층부를 약간 휘게 설계하여 균형을 맞추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이 오히려 무게 균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탑이 완전히 기울어진 형태가 되었다.
3. 왜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았을까?
이미 기울어진 상태로 계속 건설된 피사의 사탑은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①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수 공사
20세기 후반부터 이탈리아 정부는 사탑이 붕괴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1990년, 사탑이 약 5.5도까지 기울어지며 붕괴 위험이 높아지자 복원 공사가 시작되었다.
기울어진 쪽의 지반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공법이 적용되었고, 2001년에는 기울기를 4도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② 사탑의 독특한 구조
피사의 사탑은 원기둥 형태로 되어 있어 무게가 균등하게 분포된다.
중심이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덕분에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기울어진 상태로 유지될 수 있었다.
③ 시간이 만든 균형
아이러니하게도, 오랜 세월 동안 기울어진 상태로 유지되면서 지반이 점차 안정되었다.
지반이 서서히 가라앉아 자연스럽게 균형이 맞춰졌고, 이 덕분에 탑이 쓰러지지 않았다.
결론
피사의 사탑은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었던 것이 아니라, 건설 중 지반 문제로 인해 점차 기울어진 구조물이었다.
부드러운 지반과 낮은 기초로 인해 예상치 못한 기울어짐이 발생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공사 지연과 균형 조정을 위한 설계 변경이 오히려 탑을 더욱 독특한 형태로 만들었다.
현대적인 보수 공사를 통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고,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피사의 사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역사적 실수와 과학적 해결책이 결합된 독특한 랜드마크가 되었다. 앞으로도 많은 관광객들이 이 기울어진 탑을 바라보며, 건축과 역사 속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이야기를 떠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