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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 이 유명한 문장이 탄생한 과정

by Yoonraccoon 2025. 3. 7.


프랑스 혁명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그녀는 사치와 낭비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흔히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말은 귀족들의 무관심과 오만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지만,
놀랍게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한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문장은 어떻게 탄생했으며, 왜 그녀에게 잘못 전해진 것일까?

 

1.“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① 이 문장의 원래 출처
이 유명한 문장은 프랑스어로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Qu'ils mangent de la brioche.”
(“그들에게 브리오슈를 먹으라고 하라.”)

 

여기서 등장하는 “브리오슈(Brioche)”는 단순한 케이크가 아니라,
계란과 버터가 들어간 고급 빵을 의미한다.

 

이 문장이 최초로 등장한 곳은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저서 《고백록(Confessions)》이다.

 

② 루소의 《고백록》에서 등장한 문장
루소는 1765년경 집필한 《고백록》 제6권에서
어느 “위대한 공주”가 한 말로 이 문장을 소개한다.

 

루소는 책에서 가난한 농민들이 빵이 없을 때,
한 공주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록했다.

 

“그들이 빵을 먹을 수 없다면, 브리오슈를 먹게 하라.”

하지만 루소는 이 공주의 이름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는 겨우 9~10살의 어린 나이였으며,
아직 프랑스 왕비가 되기도 전이었다.

 

즉, 이 문장은 마리 앙투아네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 이 유명한 문장이 탄생한 과정

 

 

2.왜 이 문장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로 잘못 알려졌을까?


① 그녀의 사치스러운 이미지와 오해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14세에 프랑스로 시집와 루이 16세의 왕비가 되었다.

당시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고,
귀족과 평민의 생활 수준 차이는 극심했다.

 

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화려한 생활을 즐겼고, 값비싼 패션과 사치품을 소비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녀를 향한 평민들의 반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루소의 책에 등장했던 “브리오슈 발언”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로 둔갑한 것으로 보인다.

 

② 혁명가들의 선전과 왜곡


프랑스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혁명가들은 왕실과 귀족들의 잔인함과 무관심을 강조하는 선전을 펼쳤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혁명군에게 완벽한 희생양이었다.
그녀가 사치스러운 삶을 즐긴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녀가 민중을 경멸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혁명가들은 그녀를 무자비한 왕비로 묘사하기 위해
이 문장을 그녀의 말인 것처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대중들은 점점 더 “마리 앙투아네트 = 사치와 무책임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3.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을까?


① 민중을 무시한 왕비였을까?
많은 역사학자들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생각보다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았으며,
프랑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왕비는 농민과 빈민을 돕기 위해 ‘작은 트리아농’이라는 시골풍 별장을 조성
베르사유 궁전에서 직접 농사를 체험하고 가축을 돌보는 시늉을 하며 농민들에게 관심을 표현
왕실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왕의 측근들에게 개혁을 제안
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왕실의 정치적 한계와 대중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②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대신 그녀가 한 실제 발언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진짜 유명한 말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나는 가장 가난한 백성까지도 돕고 싶습니다.”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처형을 예감하며
자신의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했고,
심지어 혁명군에게도 “나는 프랑스 여왕으로서 내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말들을 보면,
그녀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결론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말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오해와 선전의 결과물이다.

 

이 문장은 원래 루소의 저서 《고백록》에서 유래했으며, 마리 앙투아네트와 무관하다.
혁명 당시 그녀의 사치스러운 이미지와 반감이 겹치면서, 이 말이 그녀에게 잘못 귀속되었다.


실제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민중을 외면한 것만은 아니었으며, 개혁을 시도한 흔적도 있다.


이제 우리는,
이 문장이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프랑스 혁명 당시 대중의 감정과 정치적 목적이 만들어낸 ‘신화’라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