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거나 외국어를 배울 때, 필기는 단순히 내용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기억을 정리하고 사고를 구조화하는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필기 도구의 선택은 더 이상 종이 공책만의 몫이 아니다. 태블릿, 노트 앱, 클라우드 동기화 기능을 갖춘 디지털 필기도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일까? 이 글에서는 종이 필기와 디지털 필기의 장단점, 그리고 상황에 맞는 활용 전략을 살펴본다.
1. 종이 필기의 장점: 느림의 힘, 손의 기억
종이 필기의 가장 큰 장점은 느리게 쓰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손으로 글씨를 쓰는 과정은 뇌의 기억력과 이해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2014년 프린스턴 대학 연구에서는, 손글씨로 필기한 학생들이 정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요약하는 능력이 높았다고 보고했다.
또한 종이 필기는 디지털 기기에 방해받지 않고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알림, 앱 전환, 화면의 유혹이 없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 정리, 개념 간 연결, 창의적 발상에 적합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 분실 위험
- 검색 불가능
- 내용의 수정이나 정리의 어려움
- 자료의 양이 많아질수록 정리와 보관의 번거로움
이런 점에서 종이 필기는 직접 사고하며 외우고 이해해야 하는 학습용 정리에 적합하지만, 정보 관리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2. 디지털 필기의 장점: 빠르고 효율적인 정보 관리
디지털 필기는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강력한 도구다.
타이핑이 가능하므로 강의나 회의 내용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고,
복사, 붙여넣기, 태그, 폴더, 검색 등 다양한 정보 정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Notion, OneNote, GoodNotes, Evernote 같은 앱은 사용자가 원하는 구조로 정보를 저장하고 즉시 찾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고, 기기 간 동기화가 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미지 삽입, 음성 녹음, PDF 첨부 등도 가능해 복합적인 정보 정리에 유리하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 타이핑 시에는 외부 자극(알림, 인터넷)의 방해를 받기 쉽다.
- 정보는 많아지지만, 깊이 있는 이해나 기억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 태블릿이나 노트북이 없으면 접근이 제한된다.
결국 디지털 필기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관리하며 반복 참고해야 하는 업무/자료 중심의 기록에 강점을 가진다.
3. 상황에 따른 선택 전략: 혼합형 필기가 답일 수도
종이냐 디지털이냐는 이분법적인 선택이 아니라 목적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 되어야 한다.
- 깊이 있는 공부, 개념 정리, 요약: 종이 필기 추천
- 강의 노트, 회의록, 레퍼런스 정리, 외부 자료 저장: 디지털 필기 추천
- 시험 준비, 오답 정리: 종이 필기로 이해 → 디지털로 정리 및 반복 활용
- 아이디어 구상, 마인드맵: 종이 또는 태블릿 필기 활용
- 협업/공유가 필요한 작업: 구글 Docs, Notion 등 디지털 협업 툴 추천
특히 최근에는 종이의 자유로움과 디지털의 편리함을 결합한 태블릿 필기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애플펜슬이나 갤럭시S펜과 같은 도구로 실제 필기감에 가까운 디지털 필기를 실현하며, 이는 두 세계의 장점을 흡수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결론
종이 필기와 디지털 필기 중 무엇이 더 우월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적과 학습 스타일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깊이 있는 사고와 몰입이 필요할 때는 종이 필기를, 정보의 정리와 공유가 필요할 때는 디지털 필기를, 그리고 그 중간에서 균형을 찾고 싶다면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해보자. 결국 가장 효과적인 필기법은 ‘자신이 꾸준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